나를 찾는 정진열기 천축산을 달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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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는 정진열기 천축산을 달구다
  • 불영
  • 승인 2013.08.2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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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안거 해제, 붓다의 삶을 위해 다시 길위에 서다
 
재가대중과 함께 정진하는 울진 불영사 천축선원

전국 96개 선원에서 출가도반과 함께 정진했던 2,191명의 스님들이 사회 대중과 함께 수행의 길, 붓다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만행의 길을 나서게 된다.


 
따라서 해제는 더 넓은 세상의 길에서 자신의 수행을 점검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또하나의 시작이다.

한 낮의 열기가 맹위를 떨치던 8월20일. 경북 울진 불영사 천축선원에서는 숨 막히는 열기에도 아랑곳 않고 비구니 수좌 40여명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정진에 몰입했다.

하안거 해제를 하루 앞둔 이날, 천축선원은 조심스럽게 산문을 열고 수좌 스님들의 수행정진 모습을 언론에 공개했다.
 



비구니 선원이 언론에 공개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천축선원이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것도 지난 2002년 동안거 이후 11여년 만이다. 불영사 천축선원은 지난 1995년 새롭게 문을 열었다.

1970년대 간혹 선원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한국불교의 대표적인 비구니 선원으로 다시 태어난 것은 주지 일운 스님이 이 절에 부임한 이후부터다.

비구니 전문 수행도량을 만들겠다는 원력을 세웠던 일운 스님은 낡고 협소한 선원을 고쳐 천축선원을 다시 개원했다.

이후부터 천축선원 20여년간 매년 하안거와 동안거 뿐 아니라 산철 결제를 운영해 수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도량으로 탈바꿈했다.

올 하안거는 비구니 수좌 20여명과 후원대중 20명 등 40여명이 방부를 들였다.

천축선원은 비록 역사는 짧지만 대중모두가 계율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청규를 엄격하게 지키면서 새로운 수행가풍을 만들어가고 있다.

수행대중 모두가 새벽 3시에 일어나 예불을 모시고 하루 10시간 이상 수행정진을 이어나간다.

아침공양 이후에는 마당을 쓸거나 풀을 뽑는 울력을 하며 하심(下心)을 키워나간다.

먹는 것에 있어서도 철저한 계율정신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오후불식은 물론 오신채와 육식은 절대 입에 댈 수 없다. 대부분의 먹거리는 불영사 텃밭에서 직접 재배해 조달한다.

하루일하지 않으면 먹지 않는다는 백장청규 정신이 반영된 결과다. 또 산문에 들어온 이상 함부로 나갈 수 없으며 외부와의 삶은 단절된다.

휴대전화 사용은 물론 TV조차 볼 수 없으며 쉼터인 지대방에서조차 눕거나 잡담할 수 없다.

이 같은 엄격함은 깨달음은 결코 율을 배제하고 얻을 수 없다는 확고한 신념에서 출발했다.

주지 일운 스님은 “더러운 그릇에 담긴 음식을 먹을 수 없듯, 청정한 몸과 마음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지혜를 얻을 수 없다”며 “부처님이 수행자에게 계정혜를 갖출 것을 당부했던 것도 이런 까닭”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천축선원에 방부를 들이기 위해서는 계율과 청규를 준수하겠다는 확고한 서약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그냥 한철을 나겠다는 안일한 생각을 가진 스님은 방부를 들일 수가 없다. 이런 까닭에 천축선원에서 수행하는 스님들은 대부분 이곳에서만 안거를 진행한다.

천축선원에서만 20여년째 수행을 이어가고 있다는 한주 동민 스님은 “다른 선원에 비해 엄격한 청규를 바탕으로 대중모두가 화합하며 수행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 천축선원의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불영사는 재가불자들에게도 산문을 개방한다. 매년 동안거와 하안거 해제를 앞두고 재가불자들을 대상으로 3일간 수행법회를 진행한다.

재가불자들을 위한 수행법회는 일상에 지친 재가불자들이 3일간 사찰에서 스님들과 함께 수행하며 스스로 삶의 주인공이 돼 보라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으로 올해로 20년이 됐다.

3일간 재가불자들은 스님들과 똑같이 묵언과 오후불식, 하루 10시간의 정진을 이어나간다.

출재가가 함께 부처님을 닮고자 수행정진하며 한국불교의 새로운 수행풍토를 만들어가고 있는 울진 불영사. 나를 찾아가는 수행열기로 불영사를 감싸고 있는 천축산이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불영TV뉴스e-hana206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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